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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고기 200분 어떡하나”… 또 직격탄 맞은 자영업자들 망연자실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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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양천구 한 PC방에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가 수도권 전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시행하면서 고위험 시설로 분류된 PC방에는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영업 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윤성호 기자

서울 노원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장모(45)씨는 19일 새벽 가게를 정리하고 나오면서 눈물을 왈칵 쏟았다. 결혼하면서 PC방을 시작한 장씨는 10년 동안 한 번도 가게 문을 닫은 적이 없다. 해외여행을 길게 가본 적도 없고 명절에도 가게를 지켰다. 10년간 성실하게 ‘24시간 연중무휴’를 지켜 온 장씨는 ‘영업중지’ 조치를 받고 만감이 교차했다.

그는 “고작 열흘 남짓 못 참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생계형 소상공인에게 열흘은 ‘고작’이라고 말해도 되는 시간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 이후 소득이 절반으로 줄었는데 아예 영업을 못 하게 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다시 타격을 받고 있다.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오는 30일까지 운영이 중단된 PC방 업계는 혼란에 빠졌다.

PC방은 청소년 보건·위생·안전을 이유로 고위험시설에 포함됐지만 정작 PC방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일어나지는 않았다는 게 업계의 항변이다. 개별사업자들이 운영하다 보니 위생 수준에 편차가 있을 수 있으나 고위험군으로 분류할 만한 근거는 마땅치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장씨는 “손님이 드나들 때마다 마우스, 헤드셋, PC 주변은 물론이고 의자까지 싹 소독제를 뿌려 닦는다”며 “얼마나 소독제를 많이 썼는지 손바닥 피부가 다 벗겨졌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겨지니 솔직히 억울하다”고 말했다.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은 ‘고위험시설 지정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PC방은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업종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방역 의무사항을 충실히 준수해 왔다”며 “영업중지 처분은 자영업자들을 폐업의 위기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영업중지 대상은 아니지만 음식점업이나 소매업을 하는 소상공인들도 다시 깊은 시름에 빠졌다. 긴 장마가 끝나고 다시 활기를 찾아가던 분위기에 코로나19 재확산은 찬물을 끼얹었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고깃집에는 미리 준비해 둔 소고기 200인분이 처치 곤란으로 냉장고에 쌓여 있다. 고깃집에서 일하는 김모(61)씨는 “어제오늘 예약이 꽉 차서 200인분을 준비했는데 예약이 다 취소됐다”며 “가게에서 고기를 준비할 때는 보통 핏물 빼고 양념하고 숙성시키는 것 감안해서 4~5일 전에 미리 주문해 둔다. 무를 수도 없고, 날도 더운데 멀쩡한 고기 채소 다 어떻게 해야 하나”며 답답함을 털어놨다.

긴 장마로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식당들에는 식재료 부담까지 더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강모(33)씨는 “식자재는 도매시장에서 대량으로 사야 그나마 싼데 손님이 안 오면 사 놓은 것들을 고스란히 버려야 한다”며 “날까지 더운데 비싼 채소들이 잔뜩 물러서 써보지도 못하고 버려야 할 때는 진짜 피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2학기 개학 정상화가 불투명해지면서 학원가와 대학가 주변 상권도 울상이다. 서울 광진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현모(48)씨는 “코로나19 전보다 매출이 70%까지 떨어졌다가 그래도 최근 한 두어 달 괜찮았다”며 “개강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다시 1학기 때처럼 살아야 하는 건지 막막하다”고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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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9, 2020 at 10:05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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