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찰리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이 개막전 선발 투수냐"는 물음에 16일(한국시간)에도 확답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해 4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역투해 승리를 따냈다.
안타는 2개만 허용하고 사사구는 한 개도 주지 않았다.
몬토요 감독에게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현지 언론은 류현진의 개막전 선발 등판 여부를 물었지만, 몬토요 감독은 "아직 2주나 남았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류현진의 개막전 등판을 가늠하고자 돌려서 물어본 기자도 있었다.
나흘 쉬고 닷새 만에 등판하는 지금 일정처럼 류현진이 2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하는지, 아니면 중간에 하루 휴식일을 건너뛰고 경기 수 기준으로 다섯 경기 만에 등판하는지를 한 기자가 질문했다.
토론토는 19일 경기가 없어 하루 쉰다. 류현진은 21일에 등판할 수도, 경기 수를 기준으로는 4경기, 날짜로는 닷새를 쉬고 22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시범경기 세 번째로 마운드에 설 수도 있다.
몬토요 감독은 "내일 류현진에게 물어보고 결정하겠다"며 역시 답을 피했다.
토론토의 에이스인 류현진이 4월 2일 열리는 뉴욕 양키스와의 정규리그 개막전에 등판하지 않는다면 이게 바로 깜짝 놀랄 뉴스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라이벌로 아무리 까다로운 양키스라고 해도 1선발이 아닌 다른 선발 투수를 내세운다면 궁금증을 낳을 수밖에 없다.
클레이턴 커쇼(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마에다 겐타(미네소타 트윈스) 등 류현진의 예전 다저스 동료들은 이미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현재 토론토 선발 투수 중 류현진을 능가할 만한 대체 개막전 투수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몬토요 감독의 머뭇거림은 일종의 '연막작전'으로 보인다.
포스트시즌 출전권을 놓고 경쟁하는 양키스에는 정보를 최대한 주지 않겠다는 의도다.
또 다른 왼손 선발 요원인 스티븐 매츠가 15일 양키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하지 않고 청백전으로 컨디션을 조율한 게 단적인 예다.
어차피 정규리그에서 19번이나 대결해야 하는 같은 지구 팀에 선발 투수를 자주 내보낼 필요는 없다.
몬토요 감독이 류현진의 컨디션을 배려해 일정을 감추는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토론토 구단이 류현진을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내정했다면, 류현진은 현재 투구 일정대로 등판할 경우 21일 필라델피아, 26일 디트로이트전으로 시범경기 등판을 마치고 엿새를 쉰 뒤 정규리그 첫 경기에 나온다.
휴식일이 길어지면 중간에 불펜으로 몸을 풀 수도 있다.
경기 수를 기준으로 류현진이 22일 양키스전에 등판하면, 27일 필라델피아전이 마지막 시범경기이고, 류현진은 닷새를 쉬고 개막전을 맞이한다.
다만, 현재 전략을 고수한다면 정규리그 첫 경기부터 만날 양키스에 류현진을 굳이 내보낼 이유는 없다.
류현진은 이날 불펜에서 던진 15개를 합쳐 투구 수를 64개로 늘리고 순조롭게 정규리그를 대비 중이다.
개막전에 6이닝, 투구 수 100개를 목표로 류현진은 남은 두 번의 등판에서 투구 수와 투구 이닝을 차근차근 늘려갈 참이다.
결국 토론토의 개막전 선발 발표는 류현진의 시즌 준비 상황과 컨디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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