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136km' 역대 가장 큰 혜성 태양계로 접근중 - 동아사이언스

태양으로부터 32억 km 떨어진 태양계 가장자리에서 시속 3만5405km로 날아오는 혜성 ‘C/2014 UN271’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관찰한 모습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지름이 136km에 달해 지금까지 관측된 혜성 중 가장 큰 초대형 혜성이 태양계로 다가오는 것으로 관측됐다.

데이비드 주윗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지구행성우주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태양으로부터 32억 km 떨어진 태양계 가장자리에서 시속 3만5405km로 날아오는 혜성 ‘C/2014 UN271’을 관측해 분석한 결과 지름 136km, 질량 500조 t으로 일반적인 혜성보다 지름은 50배, 질량은 10만 배 이상 큰 혜성으로 나타났다고 13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에 발표했다.

C/2014 UN271은 2010년 11월 천문학자 페드로 베르나디넬리와 게리 번스타인이 암흑에너지 조사 프로젝트를 위해 칠레 세로 톨로로 천문대에서 하늘을 관측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다. 당시 태양으로부터 48억 km 떨어졌음에도 지구에서도 관측되는 새 혜성이 발견되면서 천문학자들은 혜성이 엄청나게 클 것으로 보고 주목해 왔다.

올해 1월 8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5장의 사진을 찍고 이를 전파망원경 데이터와 결합하면서 혜성의 크기와 규모가 정확히 파악됐다. 혜성은 먼지와 가스 구름으로 둘러싸여 있어 내부 고체 핵의 크기를 알아내기 어렵다. 연구팀은 허블이 촬영한 사진에서 밝은 빛을 내는 지점을 특정한 후 전파 관측에서 알아낸 밝기를 분석해 핵의 크기를 특정했다.

C/2014 UN271 이전 발견된 혜성 중 가장 큰 혜성은 2002년 발견된 ‘C/2002 VQ94’로 지름이 약 96km였다. 지구를 약 75년 주기로 도는 핼리혜성의 지름은 약 11km에 무게는 2200억 t 정도다. 일반적인 혜성 지름이 1.5km에서 2km임을 감안하면 큰 편이지만 C/2014 UN271보다 훨씬 작은 혜성이다.

C/2014 UN271 혜성은 지금까지 발견된 혜성 중 가장 큰 혜성이다. NASA 제공

C/2014 UN271 혜성은 지금까지 발견된 혜성 중 가장 큰 혜성이다. 핼리혜성보다도 12배 큰 규모다. NASA 제공

C/2014 UN271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C/2014 UN271은 2031년에 지구와 토성 거리보다 약간 먼 16억 km까지 태양에 접근한 뒤 다시 태양계 바깥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됐다. C/2014 UN271은 0.5광년(빛이 1년을 가는 거리, 1광년은 약 9조4600억 km) 떨어진 곳부터 300만 년 주기의 타원 궤도를 따라 100만 년이 넘는 기간 동안 태양을 향해 날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천문학자들은 C/2014 UN271을 분석하면 혜성들의 기원으로 여겨지는 ‘오르트 구름’의 기원과 초기 태양계 형성의 비밀을 밝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르트 구름은 수조 개의 혜성이 태양계를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다는 가설이다. 태양계로 접근하는 혜성은 태양에서 0.5광년에서 1광년 사이 거리 떨어진 오르트 구름에서 기원해 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너무 멀리 떨어진 만큼 작은 혜성을 관찰할 수 없어 가설로 남아 있다. 태양계 너머를 탐사중인 NASA의 우주탐사선 보이저호가 오르트 구름의 도입에 도달하는 데는 300년, 빠져나가는 데 3만 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주윗 교수는 “이 혜성은 태양계의 더 먼 부분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한 수많은 혜성 중 빙산의 일각”이라며 “항상 이 혜성이 먼 거리에서도 너무 밝아 커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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