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마지막 등판에서 체인지업 부활…CSW% 31%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7회 4실점이 아쉬웠지만 6회까지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더 고무적인 사실은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 피칭의 핵심을 이루는 체인지업이 살아났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 했다.
류현진은 6회초까지 투구 수 62개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투구 수가 워낙 적어서 토론토 이적 후 첫 완봉승에 도전할만한 페이스였다.
하지만 완봉승에 대한 욕심 때문일까. 류현진은 7회초 볼티모어 타선에 집중타를 허용하고 대거 4실점 했다.
7회초에 무너진 점은 아쉽지만, 류현진은 되살아난 체인지업으로 부활을 예고하며 다음 등판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류현진은 직전 등판까지 6월 4경기(24⅔이닝)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4.74로 고전했다.
삼진이 경기당 2.75개로 급감했다. 반면 지난 16일 뉴욕 양키스전에선 볼넷 4개를 내주는 등 볼넷이 급격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피홈런도 경기당 1.5개로 류현진답지 않은 투구가 이어졌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하나였다. 류현진의 '전매특허'인 체인지업 제구가 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구속이 빠르지 않은 투수다.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유형이다.
그런데 결정구로 쓰는 체인지업이 그 역할을 못 해주니 삼진 잡기가 어려워졌다.
볼넷이 증가한 것도 같은 이유다. 체인지업에 자신감이 떨어져서 타자에게 과감하게 승부하지 못하고 주저하다가 볼넷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밋밋한 체인지업이 홈런으로 연결되는 상황이 잦아지면서 류현진은 체인지업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류현진의 올 시즌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은 0.269에 달했다. 지난해(0.185)와 비교해 1할 가까이 급상승했다.
이에 류현진은 평소 하지 않던 불펜 피칭을 두 차례나 소화하며 체인지업 교정에 힘썼다.
그 결과 6월 마지막 등판에서 류현진의 고민이었던 체인지업이 살아났다.
류현진은 이날 포심패스트볼 32개, 체인지업 26개, 컷패스트볼 18개, 커브 13개, 슬라이더 2개를 던졌다.
전체 투구 수 91개 중 29%의 비중을 차지한 체인지업 26개 가운데 볼티모어 타선은 13번 배트를 휘둘러 3차례 헛스윙했다.
체인지업 헛스윙 비율은 23%로 시즌 평균인 19.5%보다 향상됐다.
엿새 전 볼티모어전에서 체인지업 17개 가운데 헛스윙이 1차례에 불과했던 것과 비하면 큰 차이다.
류현진은 체인지업의 스트라이크 판정과 헛스윙을 합친 CSW(Called Strike+Whiffs)%가 31%로 준수한 수치를 기록했다.
7회초에 체인지업이 흔들렸을 뿐, 스포츠넷의 해설가이자 캐스터인 벅 마르티네스가 "좋은 체인지업"이라는 말을 자주 할 정도로 체인지업의 구위가 확연히 살아났다.
'우리가 아는 류현진'으로 돌아온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7월 2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다.
현지시간으로 7월 1일은 캐나다 건국 기념일인 '캐나다 데이'다. 시애틀 선발로는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가 예고됐다.
캐나다 최대 국경일과 한일전의 무게를 둘다 떠안은 류현진이 어떤 투구 내용을 보여줄지 관심을 끈다.
chang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6/27 10:1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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