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로 인해 발병하는 자궁경부암이나 두경부암, 항문암, 편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획기적인 혈액검사법이 개발됐다.
HPV의 종류는 모두 200가지가 넘는데 그 중 가장 공격적인 HPV16은 HPV가 유발하는 두경부암과 편두암 중 90% 이상, 모든 자궁경부암의 70% 이상의 원인이다.
오스트리아 그라츠 의과대학(Medical University of Graz) 연구팀은 이 HPV16이 암으로 진행될 경우에만 검출되는 항체 'DRH1'의 수준을 측정하는 간단한 혈액검사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앞서 지난 6월 국제학술지 '이바이오메디슨(EBioMedicine)'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DRH1'이 HPV16이 신체 면역 기능에 의해 제거되지 않고 암세포 성장을 가져왔을 때만 발현돼, HPV16으로 인한 암의 탁월한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로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유럽 전역 6개 병원에서 수집한 HPV16 관련 암 환자의 실제 암 진단 전 자료 1500개를 수집해 암에 걸리지 않은 대조군의 자료와 비교했다.
그 결과 'DRH1' 항체 형성 여부를 통해 진단할 경우 실제 진단 시점보다 평균 293일 전에 암 발병 여부를 미리 알 수 있었다.
연구를 이끈 토마스 웨일랜드(Thomas Weiland) 그라츠의과대학 교수는 "특정 항체와 암 발병 사이의 관계를 혈액검사를 통해 거의 100% 확률로 진단하는 검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모든 HPV 감염이 암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므로 암으로 이어지는 경우만을 핀-포인트(핀으로 뽑아내듯 정확히 가려냄)해 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는데 이번에 개발한 방법이 그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웨일랜드 교수는 "이전까지는 HPV 감염 여부를 가리는 검사법은 있었지만 실제 HPV로 인한 종양 발현 여부까지 예측하는 방법은 없었다"며 "이 방법이 조기 진단 뿐 아니라 (항체 수준 측정을 통한) 암 환자의 치료 후 예후 진단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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